내 일의 가치평가서를 만들어라
회사의 일들은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어낸 협업으로 돌아갑니다. 몇 명, 몇십 명 이상의 인력이 함께 일을 해서 프로젝트를 만들고 성사시켜 수익을 냅니다. 모두의 시간이 더해진 결과물에서, 나의 수고와 땀이 어떻게 얼마만큼 들어갔는지 정리해 보신 적이 있나요? 그 일을 성사시키는 데 나의 노력은 어떠한 형태와 시간으로 들어갔는지 능동적으로 체크해야 합니다.
학교 팀 과제는 팀 모두가 협업하고 같은 성적을 받고 마무리 되지만, 조직의 일은 그렇지 않습니다. ‘같이 열심히 했습니다'보다는 더 정확한 맥락이 필요합니다. 이런 맥락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은, 협상 테이블에서 더 큰 파워를 가지고 갈 수 있습니다.
저는 이것을 ‘가치 평가서'라고 말을 합니다. 당신이 쓴 시간, 인력, 기술, 지식, 인맥 등 모든 인풋을 하나의 가치로 일컫는 것이지요. ‘매일 엑셀을 정리했다’는 단순 업무로 보여지지만, 그 엑셀 정리가 어떤 자료로 이루어져 있었고 누구에게 보고 되었는지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집니다. 스스로의 업무가 어떤 가치로 변환되고 있는지, 평균값에 갇힌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그저 회사에서 주는 일을 ‘열심히' 할 뿐이지요.
얼마나 자주 나의 가치를 체크해 보면 좋을까요? 저는 적어도 계절이 바뀔 때 정도는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드립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옷을 바꾸고 신발을 바꿔 신듯이 내가 쌓은 시간의 가치를 스스로 점검해 보시라고요. (참고로 회사나 당신의 상사는 이런 것들을 해두라고 친절하게 조언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준비는 업무와 시장에 대한 통찰을 올려주는 연습이 되기도 합니다. 내가 가진 양념이 어떻게 큰 솥에 끌여지는 스프에 핵심적인 맛을 하는가, 그냥 하던 일이니까에서 자꾸 질문을 넣어봐야 합니다. 이 작업은 당신의 경쟁력을 자세히 설명해야 할 때 요긴한 자료가 될 것입니다.
점이 아닌 곡선으로
많은 직장인에게 자신이 속한 업무의 평균 연봉을 물으면, 어렵지 않게 답을 합니다. 대부분이 자신의 연봉을 평균적 연봉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럼 다시 질문 해봅니다.
‘당신의 업무에 관련된 최소와 최대의 연봉의 범위를 알고 계시나요?’
그럼 대부분 눈을 굴리며 천장을 봅니다. 고민이 들지요. 최대치에 대한 감은 있지만, 그게 정확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것인지 아니면 마음속으로 일어난 추측일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속한 산업과 직무가 어떤 시장 가격을 가지는지 ‘평균점'은 알고 있어도 ‘최소와 최대를 포함한 평균 곡선'을 알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렇게 되면 정보의 부족으로 협상의 타겟이 불분명해지고,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이끌어 내기도 어려워집니다.
인력시장은 다양한 수요와 공급 그리고 그 시대에 맞는 적합 기술을 기반으로 형성됩니다. 큰 슈퍼마켓이나 패스트푸드점에서 계산을 도와주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이제는 거의 기계가 그 일을 대신하게 되었지요. 쇼핑몰의 청소부도 사라지고 친근하게 생긴 청소기 로봇이 그 자리에 들어왔습니다. 수요와 공급 그리고 그 업무에 맞는 적합한 기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에 따라 내 몸값이 올해, 내년에 어떻게 포지셔닝 될지 그려볼 수 있습니다.
5천만 원이 업계 평균 연봉이라고 할때, 왜 비슷한 일을 하면서 어떤 사람은 6천, 혹은 7~8천을 받는지 같이 조사해보세요. 시장에서 잘 팔리는 적합기술을 얼마나, 어떻게 보유하고 있는지도 같이 살펴 보시면 좋겠지요. 현재는 5천만 원이지만 내 업무의 가치가 1년 내에 6~7천까지 올라갈 수 있다면 꼭 취득해야 하는 지식과 기술을 어떤 것이 있는지도 같이 알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컨설팅 회사에서 같이 일했던 저의 부하는 연봉 협상 한 달 전쯤 스크럼 마스터 자격증을 등록하고 공부하고 있었습니다. 아직 자격증을 취득한 것도 아니고 시험 공부를 하던 중간이었지만, 그녀는 다른 동료들보다 높은 연봉 협상에 성공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일을 잘 하기도 했지만 덧붙여 시장에서 원하는 적합 기술을 알아내고, 자발적으로 공부를 한 까닭이었지요. 그 자격증을 알아보고 공부하는 데 들인 시간과 비용은 몇백 배의 보상으로 돌아왔습니다.
평균값에서 벗어나려면 현재의 시장에서 평균 이상의 인재들이 보유한 적합 기술이 뭔지 알아내 보세요. 꼭 돈을 지불하는 자격증이나 학위 과정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관련된 지식을 코세라와 같은 무료 온라인 과정을 통해서 얼마든지 공부할 수 있습니다. 평균점에 머물러 있는 나를 끌어 올리려면 그 상위의 시장가에 맞는 인재가 되어야 함을 잊지 마세요.
ⓒ 셔터스톡
이제 제일 중요한 작업이 남았습니다. 바로 스스로 정리한 가치 평가와 적합 기술에 대한 공부를 ‘연봉 협상에 관련된 이해 관계자'들에게 나누는 일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고객에게 나누어 드리면, 이런 피드백이 대뜸 들어옵니다.
네, 물론이지요. 말의 공식의 마지막은 바로 나누기입니다. 말의 힘은 아무리 우리가 더하고 곱해도, 타인에게 나누어지지 않으면 그 값의 소구력이 떨어집니다. 말이라는 도구가 타인에게 자신의 의사와 감정을 전달하는데 그 뜻이 있기 때문이지요.
덧붙여 이런 피드백에는 우리의 심리적 오류도 들어 있습니다. 바로 연봉 인상에 대한 공식적 미팅이 ‘일년에 단 한 번'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연봉 협상이 연간 협상이 꼭 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의 고객에게 오히려 반대로 이야기를 합니다. 연봉 협상은 사실 매달, 적어도 분기별로 한 번 하는 것이라고요.
생각해 보세요. 일년에 한번 그 미팅룸에서 당신에게 얼마만의 시간과 기회가 주어질 지 모릅니다. 협상을 위해 준비해 간 자료를 다 살펴보고 설명을 하기에 빠듯한 시간을 받으면 어떻게 하죠? 동시에 수십 명을 만나는 상사가, 당신의 가치평가에 대해서 귀를 기울여 주기에는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쳐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일년에 한 번 하는 단 한 번의 협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있을까요?
그러니 연봉 협상은 1년 내내 준비하고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긴 시간이라면 고과 전, 적어도 6개월 전부터는 준비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그 6개월 동안 2-3번 정도는 회사와 앞으로의 단계에 대해서 진지한 미팅을 하고, 현재의 준비에 대해서 미리 인지를 시켜주는 것이 좋지요. 일을 하면서 스스로의 역량 개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미리 소문을 내는 전략입니다.
한가지 팁을 더 드릴까요? 당신의 준비를 몸담고 있는 조직 밖에 있는 전문가들에게도 조언을 구해보는 것입니다. 특히 현재 조직 안의 상사나 이해 관계자들에게서 얻는 조언이 제한적이라면, 더욱더 산업 내 전문가와의 네트워크를 쌓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채용 시장의 호황인지, 불황인지, 인력의 수요를 매일 점검하는 헤드헌터분들과 만나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이 분들을 만났을 때 일목 요연하게 말씀해 보세요. 여러분이 받고자 하는 연봉보다 더 높고,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자리를 제안받을지 또 아나요?
잊지마세요, 시장에서 높은 몸값을 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정보를 타인에게 나누는 데 주저함과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요. 인터뷰라는 미팅도 결국은, 이런 역량을 시험하는 곳입니다. 헤드헌터가 후보자를 주의 깊게 보는 지점도 여기 있습니다. 현재의 일을 잘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인터뷰 상황에서 자신의 가치를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역량이죠.
비즈니스를 염두한 말하기에는 ‘이심전심' 전략이란 없습니다. 상사에게 동료에게 ‘왜 내 마음을 나처럼 몰라주냐'며 핀잔을 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뜻과 마음을 설명해 내는 것이 우리가 가진 책임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일을 타인에게 양도하며 왜 안 해주냐며 불평할 수 없듯이, 자신의 몸값을 챙기는 것도 ‘내가 더 준비하고 말하며 나누어야'합니다. 맥락을 설명해야 하고, 스스로 정한 목표를 말해야 상대가 욕구를 알아 들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품어내기만 해도 진심이 전달되는 그런 매직을 바라기 보다는, 차분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준비해서 원하는 연봉을 만들어 가는 사다리를 하나씩 올라가 보세요.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받을 수 있습니다.
올해는 차근히 그리고 꾸준히 연봉 협상에 대한 준비를 일찍 해보시면 어떨까요?
나누어야 돌아온다
이제 제일 중요한 작업이 남았습니다. 바로 스스로 정리한 가치 평가와 적합 기술에 대한 공부를 ‘연봉 협상에 관련된 이해 관계자'들에게 나누는 일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고객에게 나누어 드리면, 이런 피드백이 대뜸 들어옵니다.
‘하지만 코치님, 지금은 고과 시즌이 아니예요. 지금은 연봉 협상을 할 때가 아닌데, 굳이 지금부터 제가 이런 이야기를 회사나, 고과 평가자들에게 드려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네, 물론이지요. 말의 공식의 마지막은 바로 나누기입니다. 말의 힘은 아무리 우리가 더하고 곱해도, 타인에게 나누어지지 않으면 그 값의 소구력이 떨어집니다. 말이라는 도구가 타인에게 자신의 의사와 감정을 전달하는데 그 뜻이 있기 때문이지요.
덧붙여 이런 피드백에는 우리의 심리적 오류도 들어 있습니다. 바로 연봉 인상에 대한 공식적 미팅이 ‘일년에 단 한 번' 있다고 믿는 것입니다. 연봉 협상이 연간 협상이 꼭 되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저의 고객에게 오히려 반대로 이야기를 합니다. 연봉 협상은 사실 매달, 적어도 분기별로 한 번 하는 것이라고요.
생각해 보세요. 일년에 한번 그 미팅룸에서 당신에게 얼마만의 시간과 기회가 주어질 지 모릅니다. 협상을 위해 준비해 간 자료를 다 살펴보고 설명을 하기에 빠듯한 시간을 받으면 어떻게 하죠? 동시에 수십 명을 만나는 상사가, 당신의 가치평가에 대해서 귀를 기울여 주기에는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지쳐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일년에 한 번 하는 단 한 번의 협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을 쉽게 얻을 수 있을까요?
그러니 연봉 협상은 1년 내내 준비하고 나누는 것이 좋습니다. 너무 긴 시간이라면 고과 전, 적어도 6개월 전부터는 준비를 한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리고 그 6개월 동안 2-3번 정도는 회사와 앞으로의 단계에 대해서 진지한 미팅을 하고, 현재의 준비에 대해서 미리 인지를 시켜주는 것이 좋지요. 일을 하면서 스스로의 역량 개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미리 소문을 내는 전략입니다.
+a 업계의 네트워크를 쌓아라
한가지 팁을 더 드릴까요? 당신의 준비를 몸담고 있는 조직 밖에 있는 전문가들에게도 조언을 구해보는 것입니다. 특히 현재 조직 안의 상사나 이해 관계자들에게서 얻는 조언이 제한적이라면, 더욱더 산업 내 전문가와의 네트워크를 쌓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채용 시장의 호황인지, 불황인지, 인력의 수요를 매일 점검하는 헤드헌터분들과 만나는 것도 도움이 되고요. 이 분들을 만났을 때 일목 요연하게 말씀해 보세요. 여러분이 받고자 하는 연봉보다 더 높고, 다양한 도전을 할 수 있는 자리를 제안받을지 또 아나요?
잊지마세요, 시장에서 높은 몸값을 받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이고, 그 정보를 타인에게 나누는 데 주저함과 두려움이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을요. 인터뷰라는 미팅도 결국은, 이런 역량을 시험하는 곳입니다. 헤드헌터가 후보자를 주의 깊게 보는 지점도 여기 있습니다. 현재의 일을 잘 하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인터뷰 상황에서 자신의 가치를 두려움 없이 말할 수 있는 역량이죠.
비즈니스를 염두한 말하기에는 ‘이심전심' 전략이란 없습니다. 상사에게 동료에게 ‘왜 내 마음을 나처럼 몰라주냐'며 핀잔을 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뜻과 마음을 설명해 내는 것이 우리가 가진 책임의 한 부분이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일을 타인에게 양도하며 왜 안 해주냐며 불평할 수 없듯이, 자신의 몸값을 챙기는 것도 ‘내가 더 준비하고 말하며 나누어야'합니다. 맥락을 설명해야 하고, 스스로 정한 목표를 말해야 상대가 욕구를 알아 들을 수 있습니다. 마음을 품어내기만 해도 진심이 전달되는 그런 매직을 바라기 보다는, 차분하게 그리고 꾸준하게 준비해서 원하는 연봉을 만들어 가는 사다리를 하나씩 올라가 보세요.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받을 수 있습니다.
올해는 차근히 그리고 꾸준히 연봉 협상에 대한 준비를 일찍 해보시면 어떨까요?
글 | 쟈스민 한 (jasmine@careercontents.com)
말의 공식 (2022, 토네이도), 워크 디자인 (2020, 21세기북스) 저자이며 비즈니스 심리학자. 7년은 한국에서, 11년은 싱가포르에서 경력을 쌓았다. 애플에서 비즈니스 코치로, ESSEC 경영 대학원에서 협상과 설득을 가르치고 코칭하며 다양한 직장인들을 만났다. 2021년 비즈니스 코칭 스쿨을 설립했고 글로벌 코치로 일을 하고 있다. @bcoaching_sch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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